오피사이트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대구 사례 리포트

대구에서 오피사이트 데이터를 다루기 시작한 지 4년쯤 되었을 때, 처음 체감한 건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현장은 조용해진다”는 역설이었다. 건물 앞 도로의 CCTV 교통량, 주변 직주인구 변화, 심야 도보 동선, 고객 세그먼트의 체류 패턴 같은 신호들이 서로 맞물리면, 표면적 평판이나 카더라는 힘을 잃는다. 숫자와 지도가 일단 말을 하기 시작하면, 입소문은 결국 설명의 뒤를 따른다. 이 글은 대구 오피사이트 시장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어떤 지표를 의사결정에 썼는지, 실제로 체감한 사례와 시행착오를 정리한 리포트다. 뭉뚱그린 법칙 대신 맥락과 뉘앙스를 살리고, 어디에서 실수가 생기는지까지 함께 기록한다.

데이터의 최소 단위와 신뢰 구간

오피사이트를 논할 때, 한두 블록만 이동해도 체감 수요와 수익 모델이 달라진다. 따라서 데이터의 최소 단위를 행정동으로 통일하기보다, 도보 250미터 격자망을 기준으로 쪼개는 편이 좋았다. 250미터는 주 통행동선이 명확히 갈리는 거리이며, 점심 상권과 심야 상권이 겹치거나 분리되는 경계를 구획하기에 무리가 없다. 다만 표본이 작아지는 만큼 분산이 커지고, 과적합이 생기기 쉽다. 해결책은 간단하면서도 엄격하다. 첫째, 모든 관측값을 월 단위로 최소 6개월 이상 추세화한다. 둘째, 3개월 이동평균과 계절성을 동시에 계산해 신호와 잡음을 구분한다. 셋째, 외생 변수, 예를 들어 특정 구간 도로 공사, 지하철역 출구 공사, 학원가 방학 효과 같은 이벤트를 라벨링하고, 해당 기간을 모델 학습에서 별도 처리한다.

신뢰 구간을 잡는 방식도 현장 대응력을 좌우했다. 유동인구 측정 장비나 통신 데이터는 대개 ±5에서 ±15 퍼센트 범위의 오차를 포함한다. 이 오차폭을 디자인 단계에서 그대로 시뮬레이션에 반영하면, 수익성 판단이 이분법에서 기대값 판단으로 바뀐다. 특히 변동성이 큰 야간 매출, 금요일과 토요일 피크 수요, 비 오는 날의 쇼크 같은 요소는 반드시 분리해 본다. 평균만 보면 착시가 생긴다. 현장에서 실수는 평균 때문에 일어난다. 범위를 먼저 보고 평균을 나중에 보자.

대구의 지형과 동선, 그리고 오피사이트

대구 도심은 평탄하지만 동선은 직선적이지 않다. 지하철 1, 2호선이 교차하는 반월당, 동성로 중심권, 수성구 중심축, 서대구 쪽 신축 벨트가 서로 다른 인구층을 흡수한다. 오피사이트는 이 네 갈래 흐름 중 어디에서든 설 수 있지만, 조건이 다르다. 반월당과 동성로 일대는 낮과 밤의 수요 차이가 크다. 상권 노이즈가 거칠고 경쟁이 많으며, 짧은 체류와 잦은 회전을 전제로 기획해야 한다. 반면 수성구 황금, 범어 축은 안정적인 소득층과 학군 중심의 일과형 동선이 강해 장기 구독형 서비스나 예약 기반 모델에 유리하다. 서대구는 인프라의 후행적 개선과 신축 공급 물량의 불확실성이 맞물려, 초기 선점의 보상이 크되 변동성도 높다.

대구에서 실무적으로 큰 변수는 도보 7분 법칙이다. 지하철 출구에서 도보 7분을 넘어가면 체감 수요가 급격히 꺾인다. 직주 혼합도가 높은 구간은 예외가 있어도, 심야 시간대에는 이 법칙이 거의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또한 횡단보도 신호 주기에 따라 실효 접근성은 달라졌다. 출구에서 직선거리 250미터라도 신호 두 번을 건너야 하면 7분이 9분이 된다. 데이터는 이런 부분을 간과하기 쉽다. 그래서 필드 조사 때는 라이다 카운터와 함께 신호 주기를 타임스탬프로 기록했고, 지도엔 직선거리 대신 체감 거리, 즉 1분당 70에서 80미터 기준의 보행 시간을 표기했다.

수집한 데이터의 종류와 출처

데이터의 출처는 상업 솔루션과 자체 구축의 혼합이었다. 통신사 유동인구, 카드 매출 지표, 부동산 실거래가, 상권별 점포 수 증감은 유료 솔루션을 썼고, 장치 설치가 허용된 구간에서는 Wi‑Fi probe와 라이다 카운터를 병행했다. 이때 중요한 판단은 평균 체류 시간의 추정치다. 통신사 데이터는 체류를 대략 10분, 30분 단위로 구분하지만 오피사이트는 45분, 90분 같은 체류 패턴이 흔해 애매했다. 그래서 포털 리뷰 타임스탬프, 예약 플랫폼의 빈 슬롯 기록, 야간 시간대의 호출 데이터까지 결합해 체류의 하한과 상한을 동시에 잡았다.

점포 임대료 데이터는 표면적 공시가보다 실제 협상가가 중요하다. 대구의 경우 공시 가격 대비 실 임대료가 10에서 25 퍼센트 범위에서 흔들렸다. 특히 2층과 3층의 가격 차가 외곽으로 갈수록 줄어드는 경향이 있었다. 엘리베이터 유무, 전용 대비 공용 비율, 외부 간판 노출 가능 면적 같은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는데, 데이터 수집만으로는 이를 반영하기가 어려웠다. 실측에 가까운 값을 얻기 위해 주변 5개 이상 유사 면적의 협상가를 평균, 중간값, 최빈값으로 동시에 기록했다. 이 세 값이 좁은 구간에 모이면 안정 구간, 넓게 벌어지면 리스크 구간으로 표시했다.

모델과 가설: 무엇을 예측하려 했나

오피사이트 데이터로 무엇을 예측할지 먼저 정리해야 한다. 현장에서는 결국 세 가지다. 첫째, 월 기준 안정 매출의 하한선을 어느 수준으로 방어할 수 있는가. 둘째, 피크 시간대의 초과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가. 셋째, 12개월 유지율이 어느 정도로 수렴하는가. 이 세 가지가 A, B, C라면, 의사결정은 A의 안정성, B의 확장성, C의 지속성 사이의 균형 찾기다. 초기 모델은 단순 회귀였지만, 실제 의사결정에 쓸 수 있으려면 분포를 보아야 했다. 결국 쿼틀별 분할, 즉 하위 25퍼센트, 중앙, 상위 25퍼센트 가정을 따로 만들었다. 특히 상위 25퍼센트 시나리오는 대부분의 사업자에게 달콤하지만 위험하다. 시설의 서비스 품질, 리뷰 체계, 초반 마케팅의 세밀함이 결합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데이터는 씨앗이고, 실행은 날씨다. 날씨까지 평균으로 잡으면 오판이 잦다.

가설 설정은 지역의 이야기를 반드시 품었다. 예를 들어 반월당 북측 격자에서 20대 유입이 주말 밤에 평균 대비 1.4배로 치솟는 구간이 있었다. 같은 시간대에 도보 체류가 18분 내외로 짧게 집중됐다. 겉으로 보기엔 오피사이트와 연관성이 낮아 보였지만, 이 짧은 체류는 전후 이동의 허브가 있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그 구간의 후방 골목에 숨어 있는 전용 주차장 유입이 새벽 시간대에 강했고, 승하차 동선과 경사가 낮아 도보 연결이 편했다. 해당 지점의 2층 코너는 외부 노출이 충분했고, 판촉 없이도 3개월 만에 안정 매출 하한이 예상 범위 상단에 수렴했다. 반대로, 낮 유입이 풍부한데도 저녁에 빈 약점을 가진 구간은 예약 기반, 구독 모델로 설계해 변동 폭을 줄였다.

대구 사례 1: 동성로 북측 코어의 미세 입지 차이

동성로 중심에서 북측으로 250에서 500미터 이동한 격자 두 개를 비교한 적이 있다. A 격자는 1층 점포 비중이 높고 주 통행이 직선으로 빠지는 곳, B 격자는 2층과 3층 점포가 혼재하고 횡단보도 대기 시간이 긴 곳이었다. 통신 데이터 기준 유동인구는 A가 B 대비 약 1.2배였다. 표면적으로는 A가 유리해 보였다. 하지만 야간 시간대 도보 체류의 분산을 계산하니 B가 더 낮았다. 이것은 손님이 머물러 소비할 확률이 높다는 신호였다. 또한 카드 매출 데이터에서 B 격자는 특정 업종 평균 결제 단가가 12에서 18 퍼센트 더 높았다. 임대료는 평단 기준 A가 10에서 15 퍼센트 비쌌다. 가설은 이랬다. A는 회전형, B는 체류형에 유리하며, 오피사이트의 예약형 모델엔 B가 적합하다.

실행 후 6개월 데이터를 보면, A 지점은 주말 피크에 오버플로가 잦아 인력과 동선에서 마찰이 생겼다. 평균 매출은 일정 수준을 유지했지만 매출 변동 폭이 컸다. B 지점은 초반 확산이 느렸지만 3개월 이후 재방문율이 안정적으로 상승했다. 상위 20퍼센트 로열티 고객이 과반 매출을 견인했고, 6개월 유지율은 A 대비 1.3배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비 오는 날의 매출 방어력이 좋았다. 횡단보도 신호 대기 시간으로 접근성이 떨어질 거라 우려했지만, 실제로는 인근 주차장에서 실내까지의 이동 편의성이 이를 상쇄했다. 데이터가 디테일에 이르면, 추상적 지표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대구 사례 2: 수성구 범어 - 정적인 동선과 구독의 상성

수성구 범어 일대는 직장인 점심 수요와 학부모 동선이 안정적이다. 유동인구는 절대량이 폭발적이지 않지만, 주중 오후 시간대의 체류 시간이 길다. 이 구간에서는 가격 저항의 경계가 분명했다. 월 구독 모델 테스트에서 5만 원 하위 티어와 9만 원 상위 티어의 전환율이 엇갈렸다. 상위 티어는 초반에 낮은 전환율로 시작했지만 2개월 차부터 환불률이 크게 낮아지고, 4개월 유지율이 60 퍼센트대에 고정됐다. 이 차이는 가족 단위 이용 패턴이 만든다. 한 번 신뢰가 형성되면 이탈이 적다. 반대로 5만 원 티어는 진입이 쉬운 만큼 이탈이 잦았다. 이럴 때 데이터를 가장 쉽게 왜곡하는 것은 평균 전환율과 평균 유지율의 단순 합산이다. 티어별 생애가치 곡선을 따로 보고, 고객군의 전환 경로를 구분해야 한다.

임대 측면에서는 이 지역의 2층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책정되는 경우가 있었다. 1층 대비 2층의 노출 한계를 간판 확장으로 보완 가능한지, 그리고 엘리베이터 접근을 허용하는지의 여부가 임대료 적정성 판단의 핵심이었다. 실무에서는 주차 동선과 엘리베이터 접근성을 지도 위에 격자별로 컬러 맵으로 띄우고, 예상 대기 시간을 추가 표기로 달아둔 뒤 협상에 들어갔다. 협상가가 10 퍼센트 내려가면 수익 모델이 숨을 쉬고, 그대로면 상위 티어 강화, 예약 비중 확대 같은 운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대구 사례 3: 서대구 신축 벨트 - 선점의 의리와 변동성

서대구는 신축과 인프라 개선이 포개져 있다. 초기에는 트래픽이 약하고 특정 시간대에만 집중된다. 오피사이트에 치명적인 구간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업태가 늘어날수록 상호 보완이 발생한다. 한 프로젝트에서는 주변 반경 700미터 안에 신규 주거 단지 세 곳이 순차 입주하는 일정을 타임라인으로 만들고, 세대당 차량 보유율과 입주 시점의 상가 공실률을 변수로 넣었다. 초기 6개월은 홍보비를 줄이고, 체험과 리뷰 축적에 집중했다. 왜냐면 AARRR 퍼널에서 가장 비싼 단계가 첫 전환인데, 이 구간에서는 채널 효율이 낮고 구전이 느리다. 차라리 구매 전 체험과 피드백 유도에 집중하는 편이 ROI가 낫다.

실제로 9개월 시점부터 리뷰의 질과 양이 바뀌었고, 지도 서비스의 노출 지표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 카드 매출의 주중 편차가 줄고, 주말의 피크가 조금씩 올라왔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임대료 인상 압박이 빨리 왔다. 주변 상권이 채워지면 건물주는 임대료를 상향 조정하려 한다. 장기 계약 옵션과 매출 연동형 인상 캡을 사전에 넣어야 한다. 데이터가 성장 신호를 미리 보여주기 때문에, 임대 측에서도 결속을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계약 구조를 데이터보다 앞세우는 편이 오히려 리스크를 줄인다.

지표 설계: 숫자 몇 개로 현장을 요약할 것인가

오피사이트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는 지표는 많다. 하지만 현장에서 매주 볼 지표는 몇 개면 충분하다. 주간 대시보드에 담는 항목을 최소화하면, 변동의 원인을 찾기 쉬워진다. 다음은 대구에서 실제 효율이 좋았던 주 관찰 지표다.

    도보 7분 내 유입의 시간대별 분포, 특히 19시에서 23시 집중도 예약 비중과 노쇼율, 그리고 노쇼 대응의 재판매 성공률 리뷰의 주간 증가 수와 평균 별점의 이동평균, 키워드 변동 상권 내 유사 업태의 오픈/폐점 변화, 500미터 반경 카테고리 다변화 지표 임대료, 인건비, 마케팅비의 매출 대비 비중과 변동 폭

이 다섯 가지는 매출 곡선이 좋은지 나쁜지보다, 앞으로 좋아질지 혹은 악화될지를 암시한다. 유입 분포가 고르게 퍼지고, 노쇼 대응의 재판매가 잘 되며, 리뷰가 꾸준히 쌓이고, 주변 업태가 다양해지고, 비용 구조가 흔들리지 않으면, 다음 분기도 큰 문제 없다. 반대로 어느 하나라도 꺾이면 즉시 현장 점검이 필요하다.

데이터 해석의 함정: 평균, 상관, 그리고 착시

상권 데이터의 고질적 함정은 상관을 인과로 오인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유동인구와 매출 간에 상관이 높아 보이면, 대부분의 사람이 상권의 크기만 보고 의사결정을 내린다. 그러나 오피사이트는 체류형 업태의 성격이 강하고, 동선의 끊김과 대기 경험이 초반 리뷰를 결정한다. 유입이 많을수록 대기와 마찰이 커지고, 초반 리뷰가 조금만 흔들려도 장기 수요의 상한이 낮아진다. 상관이 높아도, 운영 모델이 맞지 않으면 수익성은 나오지 않는다.

평균의 매력도 크다. 숫자 몇 개로 상황이 평화롭게 보이니까. 하지만 평균의 갈무리는 컨트롤 타워에서 해야 한다. 현장 팀은 분산과 분위기를 몸으로 느낀다. 노쇼율이 2주 만에 3퍼센트에서 7퍼센트로 뛰면, 평균 매출이 그대로라도 내부의 균열은 시작된 것이다. 이때 마케팅비를 늘리면 외형은 올라가겠지만, 내부의 구멍은 커진다. 먼저 정시 도착 인센티브, 대기 경험의 서비스 개선, 타임슬롯 재구성 같은 수술이 들어가야 한다.

또 하나의 함정은 계절성이다. 대구는 여름과 겨울의 체감 온도 차가 크다. 여름 저녁 체류가 짧아지고, 겨울엔 바람과 미세먼지로 노출 동선이 줄어든다. 계절성을 제거한 추세로만 판단하면, 오히려 계절의 기회를 놓친다. 여름엔 실내 전환율을 올리기 위해 입구 안내 사인의 위치와 크기에 투자하고, 겨울엔 예약 시간을 더 촘촘히 나눠 대기를 실내로 끌어들이는 식의 대응이 필요하다. 계절성은 노이즈가 아니라 기획 변수다.

의사결정의 타이밍: 계약, 공사, 오픈, 그리고 90일

데이터가 제일 유용한 순간은 타이밍을 비틀 때다. 입지 계약 단계에서는 대안 후보를 2개 이상 확보한 뒤, 주중 야간과 주말 오후의 현장 관측을 최소 2회씩 한다. 같은 월요일이라도 날씨와 이벤트에 따라 결과가 바뀐다. 공사 단계에서는 동선 시뮬레이션을 주와 야간으로 나눠 검증하고, 간판 노출을 시간대별로 대구 마사지 모형화한다. 지하철에서 나오는 이동 흐름은 저녁과 밤에 달라지기 마련이다. 오픈 단계에서는 예약 시스템과 현장 안내의 일치 여부가 중요하다. 한 글자, 한 문구가 리뷰의 톤을 바꾼다.

오픈 후 90일은 가설 검증의 황금 구간이다. 구독 전환, 리뷰 증가 속도, 재방문 주기가 동시에 관측되며, 팀의 피로가 쌓이기 시작한다. 여기서 데이터는 위로가 아니고 경고여야 한다. 잘 되는 것 같아도, 구독 유지율이 낮거나 노쇼율이 올라가면, 운영 변수를 고쳐야 한다. 반대로 매출이 기대보다 낮아도 리뷰의 질이 좋고 체류 시간이 늘어나는 신호가 보이면, 성급히 포기하지 않는다. 특히 대구 수성구 라인의 경우, 초반 확산이 느리고 2분기부터 서서히 곡선이 오른다. 지역의 호흡을 이해하는 것이 숫자 해석보다 먼저다.

운영 데이터와 공간 데이터의 합치

오피사이트는 공간을 운영하는 사업이다. 운영 데이터와 공간 데이터가 어긋나면, 어느 쪽이든 틈이 벌어진다. 동선 병목은 예약 시스템이 아무리 정교해도 해결이 안 된다. 반대로 공간이 훌륭해도 운영의 손맛이 없으면 팬층이 생기지 않는다. 공간 데이터의 핵심은 세 가지다. 출입 동선의 폭과 각도, 대기 공간의 시야와 체감 프라이버시, 서비스 제공 공간의 소음과 조도. 이 세 요소는 지역마다 달리 작동한다. 대구 중심권은 시야가 트인 대기 공간이 선호되고, 수성구는 프라이버시가 조금 더 중요하다. 대기 중 시야가 밖으로 열려 있으면 시간 체감이 짧아지고,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면 리뷰의 긍정적 키워드에 편안함이 자주 등장한다. 조명은 색온도 3500에서 4000K 사이가 무난했고, 소음은 배경 사운드를 의도적으로 깔아 주변 잡음을 마스킹하니 불만이 줄었다. 이 모든 것이 데이터로 쌓이면, 다음 입지에서는 설계의 시행착오가 크게 줄어든다.

수익 모델의 다변화: 무엇을 언제 붙일 것인가

오피사이트의 수익 모델은 단일 매출에 의존하면 외생 변수에 취약해진다. 대구에서 유효했던 조합은 기본 예약 매출, 구독, 부가 상품, 제휴 패키지의 4축이다. 구독은 유지율이 50 퍼센트 이상으로 올라가는 시점부터 적극 확장하고, 부가 상품은 리뷰 키워드에 특정 니즈가 반복되기 시작할 때 투입한다. 제휴는 주변 업태의 스펙트럼이 충분히 넓어졌을 때 시작하는 편이 좋다. 동성로 코어에서는 제휴가 일찍 먹히지만, 서대구 같은 성장 초기 상권은 오히려 제휴가 혼선을 부른다. 고객의 동선이 아직 고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데이터적으로는 각 축의 ARPU와 CAC를 따로 본다. 구독 CAC가 가파르게 낮아지는 시점은 보통 리뷰 200개 전후에서 찾아온다. 이때 유입 채널의 믹스도 바뀐다. 검색 노출이 광고를 앞선다. 부가 상품은 평균 객단가를 8에서 15 퍼센트 높이고, 변동 폭을 줄였다. 제휴는 주중 저녁의 저점 메우기에 유효했다. 숫자에 꼭 맞춰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객 피드백의 뉘앙스가 촉매다. 리뷰 텍스트의 감성 점수보다, 반복되는 구문과 문맥을 읽는 것이 빠르고 정확하다.

리스크 관리: 규제, 민원, 그리고 예기치 못한 이벤트

도심에서 오피사이트를 운영하면 규제와 민원이 반드시 따라온다. 대구에서도 소음 민원, 간판 규정, 심야 영업 제한 이슈가 반복됐다. 데이터는 민원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가능성을 낮출 수는 있다. 대기 인원이 외부에 서 있는 시간, 소음의 주파수 대역, 간판 조도의 시간대별 변화를 기록하면 민원 발생 전조를 포착한다. 예컨대 외부 대기가 22시 이후 늘어나는 패턴이 보이면, 실내 대기 전환과 예약 타임슬롯 조정을 병행했다. 소음은 저주파 영역을 줄이는 장치를 추가했고, 간판 조도는 21시 이후 자동으로 20 퍼센트 낮췄다.

예기치 못한 이벤트는 늘 온다. 주변 대규모 행사, 공사, 도로 통제가 대표적이다. 이런 외생 충격을 버티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 변동성이 큰 비용 항목을 가변비로 전환한다. 인력 스케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광고 집행을 유연하게 바꾼다. 둘, 커뮤니케이션을 빠르게 한다. 예약 고객에게 동선 우회 안내를 미리 보내고, 리뷰 채널에서 불편을 인정하며 보상 규칙을 간결하게 적용한다. 데이터는 위기를 줄이지 않지만, 대응을 빠르게 만든다.

무엇이 반복적으로 통했다는가

대구에서 반복적으로 통했던 원칙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 격자 단위의 미세 입지 판단. 도보 250미터의 체감 시간과 신호 주기, 경사, 주차 동선을 함께 본다. 둘째, 90일 가설 검증과 리뷰 품질 관리. 초기 3개월의 리뷰 텍스트가 1년을 좌우한다. 셋째, 임대 계약의 선제적 설계. 상향 압박을 캡으로 묶고, 시설 투자를 장기 계약으로 상쇄한다. 이 세 가지는 업태나 지역이 달라져도 유지된다. 데이터의 종류나 툴은 바뀌어도, 사고의 순서는 바뀌지 않는다.

대구 바깥으로의 전이 가능성

대구의 데이터와 배움은 다른 광역시에도 상당 부분 전이된다. 다만 변수의 민감도가 다르다. 부산처럼 해안선이 상권을 물리적으로 가르는 곳은 접근성의 곡선이 더 가파르다. 광주는 학군과 공공기관의 배치가 동선을 지배한다. 대구는 비교적 평탄한 지형과 직관적인 지하철 축 덕에 도보 시간과 신호 주기의 효과를 정밀하게 측정하기 좋다. 이런 환경에서 만든 모델은 다른 도시로 옮길 때 보수적으로 적용하면 된다. 특히 도보 7분 법칙과 신호 주기 보정은 어디서나 유용했다.

마무리 대신: 사람의 감, 데이터의 손, 그리고 도시에 대한 예의

데이터는 현장을 눌러 이기려 들면 오히려 망한다. 현장은 늘 반걸음 앞서 있고, 숫자는 뒤에서 그 발자국을 정리한다. 좋은 의사결정은 사람의 감과 데이터의 손이 같이 움직일 때 나온다. 대구에서의 경험은 그 균형점을 재차 확인시켜 줬다. 현장의 감으로 가설을 세우고, 데이터를 통해 속도와 범위를 정하며,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 수정한다. 이 리듬이 깨지면 승부는 길어지고, 비용은 불어난다. 도시는 예측 대상이라기보다 협력 상대다. 동선은 사람의 역사이며, 상권은 그 역사가 하루에 한 번씩 새로 쓰이는 자리다. 숫자는 그 기록을 또렷하게 만든다. 그뿐이다. 그러나 그뿐이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대구는 충분히 보여줬다.